Non-Place / Seoul Maru Public Intervention 2023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Seoul Maru Public Intervention 2023 –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Non-Place – 무명소
SUPA Song Schweitzer – 수파 송 슈바이처
Ryul Song, Christian Schweitzer
Competition : Finalist
Client : Seoul Hall of Urbanism and Architecture – 서울도시건축센터
Model : Jongho Moon – 문종호

Seoul Maru Public Intervention 2023 Final Review /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최종심사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After the revolution, who’s going to pick up the garbage on Monday morning?”
“혁명이 지나 간 후, 월요일 아침에 쓰레기를 치울 사람은 누구인가?”
Mierle Laderman Ukeles 미얼 래더만 유켈리스

무명소는 無名所로서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는 장소로서 모든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도시 조직을 실로 짠 무명천에 비유한 것이기도 하다.

도시는 그 찬란한 광택 뒤에 그 광택을 유지하기 위한 또 다른 시민들의 노력과 수고가 존재한다. 어떤 시민은 도시의 광택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광택만 보며 도시를 찬미한다.

서울마루는 잘 알려져 있 듯, 사회지리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 30분만 서있어도, 한국의 사회적, 정치적인 삶을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주변의 콘텍스트를 강조하기위하여, 이 곳의 시위문화를 서울마루 위로 올려 쟁점화되기를 의도하였다. 그리고 시위가 일어 나는 이 도시의 유지관리(maintenance)를 행하는 그룹들, 특히 폐지줍는 노인들, 그리고 노숙자와 같은 도시사회의 주변부(marginality)로 밀려 난, 이 시위 현장의 주변에서 보게 되는 모든 마이너리티에게 당당한 공공장소를 만들어주고자 한다.

무명소는 도시를 유지/관리하기위한 행위들과 소외 된 가치들을 단편적으로나마 가시화하여, 시민들이 도시가 작동하는 방식을 의식화하기를 바라는 장소이다. 더불어 가시화하는 것을 넘어, 이 곳에서 전시 기간 중 이루어지는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전략들은 지속적으로 시 또는 구 행정의 도움과 시민들의 참여로 곳곳에서 이루기를 목표로 한다.

우리가 도시의 공공장소를 생각할 때는 잘 정돈되어 있고 깨끗하고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며 쾌적하기를 바란다. 이것을 위하여 어떤 시민은 공공장소를 유지/관리하는 일에 종사하며, 어떤 시민은 그 장소를 이용하하기만 한다. 그러나 유지관리에 종사하는 시민은 정작 그 장소에서 배제된다. 그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계층이 공공장소에서 배제되며, 자신의 자리라고 느끼지 못하는 환경에 있다. 미얼 래더만 유켈레스는 미술관에 여성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비판하며, 여성이 유일하게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청소라며 미술관을 실재 청소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maintenance art). 유켈레스가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찾으려 했던 것처럼, 건축가인 우리는 이 도시에서 사회의 주변부marginarity에 속하는 시민들은 그렇다면 그들의 자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자문해보았다

오늘날의 공공장소와 공공개입에 대하여 생각하며 드는 의문은, 과연 공공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이며, 공공개입의 주체는 누구인가? 공공장소는 누구를 위한 장소인가? ‘공공장소’, ‘공공개입’이라는 것이 모두를 위한 ‘공공’ 인 것인가? ‘공공’이라는 지칭에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가 만들려는 공공장소가 특권 받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며, 특권 계층만의 개입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특권 받은 계층은 누구를 지칭하며, 소외되는 계층은 누구를 지칭하는가? 등과 같았으며,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무명소는 시작되었다.


To whom does the public space belong?
공공장소는 누구를 위한 곳 인가?

무명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공개입은, 크게 세 테마로 구성된다. 노숙인 이동목욕 서비스, 폐지 줍는 노인들의 폐지 매입, 시민참여광장이 계획되며, 광장에는 ‘저항’ 설치물과 ‘접근금지’ 설치물이 계획되며, 우리가 이루고자하는 목표, 그리고 운영/설치 계획은 다음과 같다.

1. 노숙인 이동목욕 서비스

이동목욕 서비스는 2012년 한 사단법인 복지회가 영등포 근처에 있는 노숙인들의 자활에 도움을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중고 2.5톤 탑차로 시작된 것이 현재는 서울시 전역에 퍼지게 되었으며, 관광객과 인파가 가장 많은 중구에서도 목욕서비스 트럭을 이용할 수 있다. 노숙인 뿐만 아니라 쪽방촌 주민들도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1.

서울시는 질병 등에 노출되어 있는 노숙인과 신체장애 등으로 몸을 씻을 수 없는 노숙인을 위해 지속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목욕 보조도 지원한다.

목욕서비스 이용과 더불어 노숙인 시설과 상담원과의 심층상담을 통해 시설입소나 일자리, 주거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재활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노숙인시설협회와 함께 노숙인과 쪽방주민을 위한 옷나눔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데, 시민, 기업, 단체 등으로부터 의류 및 생필품을 후원 받아 노숙인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2  무더위쉼터도 운영 중이다.

도시의 공공장소에서 사회적 소외자들이 밀려나고 있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도시는 건장한 중산층을 위한 장소로 맞추어지고 있다. 노숙인과 같은 사회 소외자들에게도 떳떳한 공공장소를 내주는 이웃성은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복합적 상황을 포용하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노숙인 이동목욕 서비스는 노숙인복지단체와 서울시의 자문과 도움을 받아, 노숙인의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건강을 도울 수 있도록 계획한다.

노숙인들의 본 서비스 이용 시 사생활 침해는 절대 발생되어서는 안되며, 노숙인들의 시설 이용 행위는 절대 전시의 대상이 아니다. 서비스 이용 진입이 구분되어 계획되지만, 노숙인들이 원할 경우 그들의 영역은 공개가 제한된다.

2. 폐지 줍는 노인들의 폐지 매입

오늘날 서울에서 노인들이, 특히 여성 노인들이 폐지를 수거해 고물상에 내다 파는 모습은 어느 동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노인들이 길거리의 폐지 줍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도시는 분명 문제가 있는 사회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 노인 복지정책은 미비하고 노인 일자리마저 부족한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복지의 실패이다. 특히 한국의 사회적 특성 때문에 여성노인 빈곤은 특히 심각한 편이다. 3 여전히 여성과 남성 임금차이가 OECD에서 가장 불평등하다.

노인들이 환경미화원의 역할을 한다거나, 재활용 순환 체계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는 말로 미화 시킬 수 없는 노인복지정책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노인들이 폐지수집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국가정책의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에서 상위권이다. 무명소의 폐지 매입은 이 현상을 우리 모두 문제로 인식하자는 의도로 계획한다. 그리고 폐지매입뿐만이 아니라, 폐지 매매를 계기로 서로 만나며 쉬는 폐지 줍는 노인들의 공공장소로 역할 할 것이다.

폐지 매입은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하루에 정해진 시간과 금액 안에서 매입한다. 골판지 폐지는 무명소의 시위 피켓 등으로 재활용되며, 전시 후 남아 있는 폐지는 다시 폐지 줍는 노인들이 수거 할 수 있도록 한다.

3. 시민참여광장 & ‘저항’ 설치물

서울마루는 서울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경복궁, 광화문 광장, 서울시청 그리고 지금은 이전한 청와대의 주변 맥락의 한 가운데 위치한 공공장소이다. 광화문 광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장소로서 항상 크고 작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시민참여광장은 시민들이 오늘날의 사회적인 문제에 직접 개입하여 함께 하의상달방식 (Bottom-Up)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문화를 지원 장소로 역할 한다. 시위 피켓 설치물은 현 사회의 해결하여야 할 관건들을 적극적으로 표면화하기를 의도한다.

이렇게 서울마루는 우리시대의 이슈(문제)들의 집결지라 할 수 있는 곳의 한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건축가로서 우리는 ‘이 장소와 시간에 건축은 도시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늘날의 시대정신(Zeitgeist)에서 ‘공공장소‘와 ‘공공개입’ 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 곳은 도시를 다르게 읽는 방식을 보여 주는 장소로써, 자본주의와 소비만을 위한 실용도시가 아닌 완전히 복합적인 일상의 도시 삶이 일어나는 곳으로 계획하려고 하였다.

시민참여광장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오늘날 기장 시급하게 느끼는 사회적 문제를 모으고 표현하기 위해 방문자인 시민들이 함께 골판지 폐지를 재활용하여 시위 피켓을 만들기도 하며, 사회 문제와 건축 사이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시위 운동의 대표자들과 함께 일련의 강연, 워크숍과 세미나를 계획한다.

폐지로 시민이 만든 시위 피켓은 큐레이션 과정을 거쳐 ‘저항’ 설치에 전시된다. 이동식 안전펜스와 비계 클램프로 구성된 4.5미터 높이의 구조물로서 전시뿐만이 아니라 정글짐처럼 시민들이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는 경험의 구조물로 작동한다.

4. ‘접근금지’ 설치물

한국은 북한과의 휴전 상태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은 관계의 양상이 많이 변하여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한국의 민주주의 정착이 사회를 많이 변화시켰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접근금지’라는 팻말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으며, 여전히 우리 주변에 같은 방식 또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다. 도시가 위험 방지를 알리는 문구로 도배되어 있으며, 청각적으로 항상 안내방송이 과도하게 들리고 있다.

전쟁과 독재를 경험한 세대들과 그 자식들인 우리들은 ‘접근금지’ 팻말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산과 잔디는 무수한 ‘접근금지’, ’들어가지 마시오’ 등의 팻말로 둘러쳐져 있다.
공포는 가장 이용하기 쉬운 심리 상태이다.

‘접근금지’ 설치물은 이러한 삶을 길들이는 제재들을 가시화하며 그것에 대하여 질문하도록 의도한다. 시민의 행동을 규제하려는 도시정치의 수 많은 제재에 잠식되어 있는 우리의 정신을 극복하여 다시 찾으려는 시도 이다. 의미 없는 ‘접근금지’를 한 번 극복하여 접근하는 것은 삶의 태도를 바꾼다.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는 이동식 안전펜스를 이용한 설치물이다.
무의미한 규제와 제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동식 안전펜스로 만든 울타리와 벤치로 허구의 접근 제한 구역을 만든다.


“ANARCHITECTURE working in several dimensions, making the discussion, the show, and the work. Keeping it an ongoing process. Not finishing, just going, and starting over and over …”
Gordon Matta-Clark

본 전시는 전시 후 폐기물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원칙으로 한다. 이동목욕 서비스 트럭은 무명소가 자리만 제공하는 것으로써 전시 후 트럭은 도시의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이동식 천막텐트와 이동식 안전펜스, 클램프 등 모든 설치 요소는 대여하여 이용하며, 전시 후 반납한다. 전시 후 남아있는 폐지는 폐지 줍는 노인들이 다시 수거하여 되팔 수 있도록 한다.

시위를 주체한 단체들의 대표들을 초대하여 시위 자체와, 그들의 요구에 대하여 강연하며, 시민들과 토론한다. 건축가들은 이 주제들이 어바니즘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지, 그리고 그들의 요구가 도시에 어떻게 반영되며, 도시를 바꾸게 되는지에 대하여 토론하며 실행의 초석을 만든다. 시민토론(Civil Discourse)은 예로써 기후위기, LGBTQ, 페미니즘/몰카, 노동권/인종차별금지, 주거권 등과 같은 집회 단체의 강연을 진행한다.

Protest Wall ‘저항’은 시민들이 직접 폐지를 활용하여 피켓을 제작한다. 그러나 모든 피켓이 전시 되는 것은 아니며, 불평등, 혐오, 욕설, 가짜뉴스, 음모론에 관한 내용은 제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본 ‘무명소’는 오브제가 아닌 프로세스에 초점을 갖는 프로젝트이며, 핵심적 목표는 <서울마루 2023>이 문화 공간이 아닌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공간으로 역할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건축이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것이라는 것을 재정의 하도록 요구한다.


1 서울&, 2017. 9. 14. 일자 발췌, 참고
2 서울 뉴스, 2016. 7. 12. 일자 발췌, 참고
3 폐지수집 여성노인의 일과 삶, 소준철, 서종건, 2015, 참고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



Excerpt from Less Restrictions and Limitations: A More Imaginative Architecture, Seoul Maru Public Intervention 2023 by Jiyoun Park, in SPACE No. 670, page 110-117, September 2023:

[…] the proposal titled ‘Non-Place’ poses the fundamental question of whether public spaces truly belong to everyone. Created by SUPA Song Schweitzer, Non-Place encapsulates three core themes including a mobile bathing service catering to the homeless, waste paper purchase for elderly scavengers, and a civic participation plaza envisioned through ‘protest wall’ and ‘no access’ installations. Its essence lies in crafting a space within ‘Seoul MARU’ linked to Gwanghwamun Square that not only showcases the protest culture but establishes a public arena in which seniors and homeless individuals can engage with confidence. The proposal ingeniously addresses budget constraints and waste management through the rental of mobile bathing service trucks, moveable marquee tents and mobile safety enclosures – all strategically positioned. SUPA Song Schweitzer raises a crucial question: Is architecture increasingly becoming insular, self-indulgent, and exclusive? And they redefine architecture as not solely architectural design but as social design, underscoring its role in shaping more socially conscious environment.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SUPA 송률 무명소